Anonymous
어제 친구와 함께 모백화점에 갔습니다.
토욜날이라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2층 숙녀복 매장을 돌다 살게 없어서 7층 캐주얼 매장으로 가려고 에스컬레이터를 탔습니다.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거의 다 올라왔을무렵 저는 등뒤가 서늘해짐을 느꼈습니다.
뭔가가 있다 !! --;;
친구와 얘기하던 것을 멈추고 홱 뒤를 돌아봤습니다.
어떤 젊은 남자가 제 뒤(에스컬레이터 2계단 뒤쯤)에서 손을 뻗어 휴대폰카메라로 제 치마속을 촬영하고 있더군요. 제가 뒤돌아 봤을 당시에 카메라 후레쉬가 켜져있고 카메라가 반쯤 제 치마 밑쪽에 들어간 상태였죠. >.<
그때 제가 입었던 옷은 야구모자에 후드티 그리고 짧지도 길지도 않은 무릎위 5센티 정도의 청스커트.(결코 시선을 자극하지 않는 무난한 옷^^;;)
암튼 무지 놀랬지만 그 넘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넘의 휴대폰을 쥔 손목을 움켜잡았습니다.
일반 계단이었다면 도망갈수도 있었겠지만 위로만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라 도망갈 상황이 못되서 저한테 딱 잡혔죠 ^^
4층에 멈춰 그넘의 팔목을 움켜지고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솔직히 저 좀 많이 마른편이지만 힘은 무지 셉니다(친구들한테 팔씨름 진적이 없을 정도로^^;;)
암튼 휴대폰을 보여주고 사과를 했다면 저 그냥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쇼핑하러 막 도착한 시점이었고 2시간 뒤에 약속도 있었기에 빨리 끝내는게 좋았죠.
근데.. 그넘이 사과는 안하고 이런 말을 하는거 있죠.
'다른데 가서 얘기하자'
'사진찍은 것은 맞다. 하지만 휴대폰을 보여줄 순 없다.'
대략 난감 --;;
저는 계속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그넘은 보여주지 않아서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계속 보여주지 않기에 저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소리쳤습니다.
'보안직원 좀 불러주세요'
다행히 4층이 신사복 매장이라서 주변에 다 남자 직원이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의 매장 사람이 나와서 우선 자기 매장에 우리를 데려가서 보안직원을 불렀으니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죠.
그 사이에도 저는 계속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그 넘은 호주머니속에 카메라를 넣더니 안 주더구요. 제가 그 넘 호주머니에 손을 넣을 수도 없고 해서 보안직원이 올때까지 기다렸죠.
암튼 몇분후에 보안직원이 1층에 있는 보안실로 저희를 데려갔습니다.
가는 도중에도 전 휴대폰을 달라고 했고 보안직원에게도 말을 했지만.. 보안직원은 혹시나 사진이 없을 경우 그 휴대폰을 뺏으면 그것도 문제가 되기때문에 그넘의 휴대폰을 뺏지는 못하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그 넘은 계속 휴대폰이 든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만지작만지작.. 암만 생각해도 지우는 것 같더라구요.
훔.. 그래서 보안실에 내려가서 같은 장소에 있긴 좀 그래서 각자 다른 방에 있었습니다. 보안요원이 왔다갔다 하면서 상황을 듣고 얘기를 전해주더라구요.
' 그 사람이 사과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남자친구한테도 전화해서 물어보고 형부한테도 물어보고.. 그런데 보안요원이 그 넘이 사과하는 것도 진심이 아닌 것 같고 이런 말까지 해서 경찰서에 가는게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사진 찍은 것은 인정하는데 그쪽에서 보안실로 오는 와중에 거친 취급을 했다..'
제가 그넘 손목을 쥔게 거친 취급? --^
너무 퐝당해서 확 화가 나더라구요.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더니...
그래서 저는 경찰을 불러달라고했고 10분 정도 지났을때 근처 경찰서(파출소였나?)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다시 상황설명을 했고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로 갔죠.
거기가서 다시 상황설명도 하고.. 아쉽게 증거사진은 없고(다 지운걸로 보임).. 하지만 자기 입으로 사진찍은걸 인정한다는 말을 보안요원들과 경찰에게 했기때문에 성범죄.. 암튼 그런 죄목으로 근처 큰 경찰서로 갔습니다. 형사 두분이 오셔서 큰 경찰서로 데려갔습니다.
같은 차를 타고 갔기때문에 그 넘이 계속 사과를 하더라구요. 미안하다.. 선처를 베풀었음 한다..
차가 좀 막혀서 가까운 거리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 와중에 계속 사과를 하시니 저도 좀 마음이 풀어졌어요. 하지만 경찰서를 가는 도중이었고 별다른 말은 해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서를 가자 저와 친구는 진술서를 썼고 그 사람은 저희와 격리 되어 무슨.. 대기실 갔은 곳에 가더라구요.
경찰서에 온 것도 처음이고 진술서 같은 것도 첨이라 긴장했습니다. 이름부터 주소 그 상황, 지금까지의 이동경로.. 어떻게 잡았는지 상황.. 그런걸 다 썼습니다.
형사가 물어보더라구요. 어떻게 했음 좋겠냐고.
저도 그땐 좀 마음이 누그러져 있었기에.. 또 그넘이 전과기록 같은 건 없는 대학생이라서 좀 그렇더라구요.
암튼 '형사처벌은 원하진 않지만 그냥 넘어가면 또 이런 일을 할것 같아서 경찰서에 왔습니다. 그냥 기록 같은 것만 남길 수는 없나요. 다음에도 이런 짓 하면 알 수 있도록'
형사가 그러더라구요.
만약에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나 지하철같은 곳이라면 호기심 삼아 정말 한순간에 그런 짓을 저지를 수도 있다. 하지만 백화점에 보는 사람도 많은 곳에서 대담하게 그런짓을 하려면 여러번해봤을 가능성이 많다. 우선 고소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이런 일이 또 안생긴다.
그 말을 들어보니 맞는 것 같더라구요. 제가 그냥 진술서만 쓰고 넘어가면 기록이 안 남을 것도 같고..
그래서 고소장을 바로 썼습니다. 제 복장이 어땠는지 기록이 남아야한다고 해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뻘쭘한 포즈로 --;;
그전에 제 맘이 누그러져 있는 것을 봤던 그넘이 그 격리된 곳에서 제가 고소장을 쓰는 것을 봤는지 제 옆에 나와있더라구요. 봐달라고..
형사들 다시 들어가라고 그 넘한테 소리치고 암튼.. 고소장에 지장을 찍었습니다. 쬐끔 안 됐지만.. 그래도 다음을 방지하기 위해서. 대신 불구속입건인가.. 뭐 그런걸로 직접적인 처벌은 받지 않도록 했습니다. 암튼 형사가 그 넘의 취조도 하고 저한테 와서 그러더라구요.
얘기해보니 그렇게 나쁜 놈도 아니고 학생이고 하니 합의 보는게 어떻냐고.. 고소 취소장쓰면 기록은 남지만 형사처벌은 안 남는다..
저도 계속 사과를 받았고 고소장까지 쓰는걸 그넘이 봤기에 다신 안 그럴거라 믿고 고소 취소장을 써줬습니다.
백화점에서 그넘을 잡았던 시간이 3시 10분경.. 고소 취소장을 쓰고 나니 8시가 됐더라구요. 거의 하루를 다 잡아 먹었음..>.<
그 넘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보내주었습니다. 제 친구는 합의금이라도 받아야하는거 아니냐고 했지만 그런 거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인사만 받고 헤어졌습니다.
다신 안 그러겠죠?
전국의 뵨태님들.. 좀 그러지 마세요.
암튼.. 그 넘의 낌새를 알아차릴 수 있게(상대의 기를 감지할 수 있게) 해준 무협지에 감사드리고, 힘센 제 팔목에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ㅊㅊ 그런놈들은 잡아야 합니다 여하튼 다행이네요 ㅊㅊ